블로그 활동이 꽤 오랜 시간 멎어있었지? 이런저런 일 때문에 바빳다면 핑계일 거고, 솔직히 여행기를 작성하던 것도 까맣게 잊고 살았어. 블로그가 정지했던 18년 4월부터 19년 3월 현재 약 11개월의 시간동안 내게도 한번의 사랑이 찾아왔다 떠나갔고, 내가 아끼던 80D 역시 이별을 고하게 되었어. 당분간 사진은 Canon EOS 350D로 촬영을 하게될거야. 이 참에 소니로 넘어가야지! 사랑이 떠나간 자리를 스스로 메꾸려고 온갖 일을 하던 차에 잊혀져있던 블로그를 찾게 되었고, 오늘 이 글을 정리하면서 지난 11개월의 일.. 이라기보다 최근 3개월의 일을 풀어볼까 해. 오늘의 주제는 "소중한 것들은 갑자기 찾아오고, 갑자기 떠나가기 마련이다."야.


  지난 18년 12월부터 나는 2년만의 유럽 여행을 계획했어. '엘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의 길'이라는 뜻이야. 예수의 12제자이자 가톨릭 성인인 '성 야고보'의 시신이 담긴 관이 바다위를 떠돌다 도착한 곳이 바로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는 도시였대. 때문에 역사로만 치면 중세부터 시작된, 현재는 트래킹 코스로 각광받고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한 아주 유명한 길이지. 여행을 떠나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 가고 싶었고, 기회가 왔고, 떠났을 뿐이야.





<레온의 거리>

스페인 사람들은 여유롭고 친절했다.




  본래 프랑스 남부의 '생 장'이라는 곳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지는 800km의 코스인데, 나는 시간과 돈때문에 스페인의 '레온'이라는 도시에서 시작하여 총 322km 를 걸었어.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도 받았고, 기념품으로 가리비 껍데기도 하나 구입해서 보조가방에 매달아 두었지. 그런데 걷기 시작한지 3시간 쯤 지나니까 가리비는 어느새 사라져있더라구.  이때는 짐작하지 못했지. '엘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내려놓음'을 배우게 될 줄이야!


  걷기 시작하고 첫 5일 동안은 그래도 걸을만 했어. 풍경은 들판에서 산으로, 산에서 도시로 변해갔고, 발의 상태도 매우 양호했지. 첫 날 걷기로 한 코스가 레온 - 산 마르띤 (25 km)로 다소 짧은 구간이었는데, 우리의 컨디션을 믿고 7 km나 더 걸어서 '오스삐딸 데 오르비고'로 향했어.  첫 날은 그저 좋았지. 생각보다 덜 힘들었고, 왠지 더 빠르게 산티아고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어.





  그 기세를 몰아 나는 욕심을 내었어. 빨리 완주하고 스페인에서의 여유를 만끽할 기대감에 가득차 있었지. '오스삐딸 데 오르비고'에서 '아스또르가'까지는 약 23 km로 쉬는시간까지 포함해서 6시간 안에 퉁과해내었지. 숙소가 채 열기도 전에 그 곳에 도착했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다른 한국인 순례자들은 매일 30 km 이상 걸어내는 강행군으로 나를 자극시켰지. 


  다음날 원래 목적지는 '라바날 델 까미노(21 km)' 였어. 갑자기 짧아졌다고 무시하면 안돼. 이 구간은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는 아주 가파른 경사를 자랑하는 코스야. 나는 4 km를 더 얹어서 그 다음 마을인 '폰세바돈'까지 가기로 마음 먹었고 가파른 산구간을 쉬지않고 올라갔지.









   폰세바돈에 도착할 무렵, 산의 정상에 가까이 다가가서인지 바람도 심하게 불고, 날씨고 굉장히 추웠어. 심지어 숙소에서 발견된 '베드버그'까지! 이보다 나쁠 순 없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지. 그 다음날 출발 할때는 날씨가 더 험해져서 눈과 우박이 섞여서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데다가 20m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심했어. 그 와중에 원래 목적지인 '몰리나세까'를 건너뛰고 11km나 더 걸어서 '폰페라다'까지 가기로 한 상황이었고, 택시를 탈까 고민하다가 '내리막길'이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으로 걷기 시작했어.


  물론 이는 아주 큰 오산이었지. 오르막길은 올라갈때는 아주 수고스럽고 지치는데 그치지만, 내리막길(그것도 아주 가파른!)을 내려갈때는 발목이 아작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게되었어. 거기다가 세찬 바람을 타고 내 뺨을 긁어대는 우박과 굵은 눈발은 덤이었어. 이 날의 일이 발목에 굉장한 무리를 주었어.






  폰페라다 이전에 있는 마을 '몰리나세까'는 동화같이 예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조그마한 마을이었어. 미슐랭 스타를 받은 맛집도 있었다고 하고, 하루종일 이어지던 가파른 내리막 자갈길이 끝나는 지점에 존재하는 마을이라 발목이 비명을 질러댔지. 지금 생각해보면, 여기서 내가 욕심을 버리고 몰리나세까에 멈춰서서 하루를 보냈다면 친구의 발목 상태가 악화되는 일 없이 온전히 까미노를 완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하지만 당시의 나는 그러지 않았지. 그저 하루만 빨리!를 외쳐대며 폰페라다까지는 걸어야겠다는 욕심을 냈을 뿐이었어.





  다음 날, 나와 내 친구는 슬슬 몸에 무리가 온다는것을 알게되었어. 친구는 발목 뒤쪽의 아킬레스건에 손상이 갔는지 발목 부근이 시큰하고 삐걱대기 시작했고, 나는 발바닥의 통증(물집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어)이 너무 심해서 30분을 채 연속으로 걷지 못할 지경이 되었지. 걷는 속도는 급격하게 느려졌지만 '빠르게' 완주해야한다는 욕심은 여전했어. 결국 이 날 또다시 무리를 하게되었어.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조>


  해가 지기 직전에야 목적지였던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조'에 도착할 수 있었고, 도착하고 난 뒤는 완전 엉망진창이 되어있었어.  10걸음을 걷는 것 조차 너무 고통스러워서 저녁을 먹으러 가는 백수십 m의 구간도 절뚝 거리며 간신히 걸었어. 내 친구 역지 마찬가지였지. 하룻밤 자고 나니 발 상태는 조금 괜찮아 진거 같았고. 나는 다시 산행을 시작했지만....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조에서 출발한지 3시간 만에 8 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트라바델로'라는 곳에서 멈춰서고야 말았어. 밤새 내린비에 산길은 미끄러웠고, 발바닥의 고통은 갈수록 더해져서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신음이 나왔지.


  결국, 우리는 사상 최초로 목표 거리를 완주하지 못한 채. 3시간에 8 km라는 처참한 속도로 걷다가 지쳐서 '트라바델로'에서 하루를 보내기로했어. 그리고 회의를 했지. 더 걷기에는 무리가 있고, 일단 집에는 가야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했어. 결국 100 km 구간을 택시로 점프하여 '사리아'라는 도시에서 2박 3일간 요양을 하기로 결정했어. 아쉬웠지만... 어쩌겠어 말 그대로 집에는 돌아가야지.


  그리고 다음날 택시를 타고 사리아로 향하던 길. 산을 하나 타넘는데 우리가 걸어야할 그 길을 택시타고 이동하고있었지. 처음에는 아쉬웠어. 눈꽃핀 풍경이 정말 예뻤거든.  그런데 그 뿐이었어. 시간이 흐르니까 다시 강한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불기 시작했지. 그런 날씨에 걸었으면 아마 뉴스에서 내 이름을 볼 수 있었을거야. 그리고 '사리아'에서 여유로운 2박 3일을 보냈지.


  일단 택시를 타고 100 km나 점프한 탓에 우리 일정에는 여유가 생겼어. 무엇보다 2박 3일간의 휴식동안 발이 완전히 회복되었지. 레온에서 출발했을 때와 비교해도 속도가 아주 빨랐어 1시간에 4.5km를 주파했으니까..





  그 이후에도 무언가 많은 일들이 있었어. 그런데 굳이 적지 않는 이유는... 사진이 없어... 산티아고에 도착하기 3일 전, '아르수아'라는 도시에서 내 카메라를 도둑맞았거든. 그 동안 찍었던 많은 사진들과 함께 내 카메라는 영영 사라지게 되었어. 처음엔 아쉽고 심란했지만, 그저 걷다보니 카메라 뷰 파인더로 보는 세상과는 또 다른 아주 멋진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구. 내가 가진 취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지.


  어딘가 여행을 갔을 때, 내 손에는 항상 카메라가 들려있었어. 모두가 행복하게 놀고 있는 사진 속에 나는 없었어. 나는 나 나름대로 여행을 즐긴 것이겠지만,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때부터 카메라를 손에서 '내려놓고' 즐거운 추억속에 내 모습을 담게 되었어. '내려놓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이지.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온 날, 전 여자친구가 인천 공항에 마중나와있는 깜짝 이벤트를 해주었어. 하지만 나는 부모님과의 선약이 있었고, 여자친구와 함께 부모님에게 향했지. 그 날 밤 헤어질때 전 여자친구가 매우 아쉬워 하더라구. 사실 부모님과의 약속은 내일로 미룰수도 있던건데 말이야. 물론 부모님이 더 중요하고 여자친구야 헤어지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진 형들도 있겠지만. 그때 여자친구의 표정을 본 내 기분은 썩 좋지 않았어.


  그리고 2주 뒤, 그녀는 내게 이별을 통보했지. 아버지의 압박과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날 떠나게 된거야. 갑작스런 이별이었지. 그리고 아직까지도 마음을 정리하는 중이야. 그리고 지금 문뜩 이런 생각이 들어.


"소중한 것들은 갑자기 찾아오고, 갑자기 떠나가기 마련이다."


  내 카메라.. 예전부터 사고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었지만 첫 월급 받자마자 덜컥 사버려서 '쓸데없는 짓 한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었지. 내가 나름 노력해서 처음 얻어낸 보물이였는데, 자고 있어나니까 사라져 있었지. 전 여자친구 역시 어느날 문득 찾아와서 내 마음을 두드리더니 어느새 훌쩍 떠나버렸어. 만일 내가 카메라를 잃어버렸을 때, 카메라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지 않고 허둥댔다면 이번 여행은 최악의 기분으로 마무리 했을거야. 전 여자친구에 대한 생각 역시 빨리 내려놓지 않으면 내가 하는 업무와 학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하게 되겠지.


  나한테 어쩔수 없이 닥친 일에 대한 걱정은 그냥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사진과 게임 만큼이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주저리가 길어졌네! 나는 이쯤에서 글을 마무리해야겠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내가 블로그를 잊고 있던 사이 들어와서 볼품 없는 글을 읽어준 2천명의 형들 고마워! 나는 더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로 돌아올게. 뿅!

  자다가 깨어보니 4시밖에 안됐어. 유튜브도 조금 보고, 페이스북도 조금 보고, 새벽비 맞으면서 야간 봄꽃이나 찍어볼까 하다가. 친구 카메라를 잠시 업어온 상태라 마음을 접게 되었어 ㅋㅋ (친구 카메라는 Canon EOS 750D야. 관련 내용도 포스팅 해줄게 가능하다면 말이야.) 그래서 블로그를 켜고 어제 적다가 말았던 여행기나 더 작성해 보려해! 모바일 환경에서 내 글을 보려니까 강제개행을 했더니 너무 가독성이 안좋더라구. 해서 강제개행 안하고 그냥 쓸거야. 


  군대에서 'TVN의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보면서 해외여행은 그저 먼 일이었지. 언제 한번 가야지~ 하는 마음만 있었는데 '언제 한번~'이라는 워딩이 늘 그렇듯이 구체적인 계획을 잡는다기 보다는 그냥 기약없는 약속일 뿐이었어. 그러다가 내 친구중 한 명이 겨울에 유럽을 다녀올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조만간 갈 계획이었다고 하니까 나한테 먼저 말하더라고.


"그럼 나랑 같이 가자!"


  나는 16년도 7월에 전역하였어. 바로 복학을 안하고 1년 휴학을 한 상태였지. 사실 그 1년이 끝나갈 무렵 여름에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그 친구가 먼저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해주니까 왠지 모르게 여기서 거절해버리면 '나혼자서라도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 당시 나는 혼자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었어. 여행의 'ㅇ'자도 모르는 상태였지. 국내여행도 친구들이나 가족들 끼리만 몇번 가보고 말았는데, 무슨 수로 혼자 해외 여행을 하겠어? 그렇게 나의 첫 해외 여행기는 시작되었지.




아침의 빅토리아 역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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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아침이었어. 숙소에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빅토리아 역이 있었어. 상당히 편했지. 참고로 이야기해주자면, 숙소의 위치는 '역'과 가까운 곳 보다는 '구경 하려는 관광지'와 가까운 곳에 잡는 게 좋아. 무슨 당연한 소리를 그렇게 대단하게 이야기하나 싶겠지만. 유럽여행 계획을 짜고있거나, 짜본 사람이라면 기차역과 관광지가 서로 가깝게 붙어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역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는다면 짐을 풀거나 할때는 좀 편하겠지만, 다소 거리가 떨어진 관광지는 구경하기를 포기해버리는 수도 있어. 여행이라는 행위가 언제나 '힐링'만 하고 오는 거 같지만, 그 '힐링'의 이면에는 상당히 빡센 과정이 있거든.


  아무튼 우리는 영국의 남단에 있는 '세븐 시스터즈'를 보러갔어. 석회질 절벽으로 이루어진 7개의 언덕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지. 기차역으로 달려가 '브라이튼'이라는 곳으로 향하는 열차표를 끊었어.




런던의 산업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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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를 타고 브라이튼으로 향하는 중에, 저 멀리 보이는 런던의 풍경이 보였어. 저 멀리로 수많은 타워크레인들이 보였지. 내가 옛날 산업 혁명 시대에 태어나 런던을 바라보면 하늘에 솟은 굴뚝들이 저렇게 보였겠지? 꾸준히 발전해나가는 런던의 일부분을 볼 수 있던 장면 이었어.


  그렇게 몇시간을 달렸을까... 우리는 브라이튼에 도착할 수 있었지. 브라이튼은 런던으로부터 2시간 남짓 떨어진 항구도시야. 조그맣다...라고는 못하겠어 도시의 규모 자체는 꽤 크다라는 느낌은 못받았지만 그렇다고 번화하지 않은 깡촌 마을도 아니었거든. 




브라이튼역에서 내딛은 첫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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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의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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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역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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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튼이라는 곳은 대략적으로 저런 이미지를 가졌어. 브라이튼역에서 내려와 항구쪽으로 이동하면 훨씬더 번화한 거리가 나오는데 왜 거기 사진이 없을까 ㅜㅜㅜ;; 내 관리 소홀탓이겠지... 브라이튼에 도착한 우리는 상당히 배가 고픈 상태였어. 아침을 안먹고 그냥 나왔거든. 때문에 우리는 식당은 먼저 찾아나섰지.


  영국음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뭐가 있을까? 형들 머리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지? 맛없는 음식? 풍족한 아침? 피시앤 칩스? 나는 영국을 여행하면서 그 3가지 맛을 모두 느끼는데 성공하였어. 내가 또 먹는건 엄청 좋아하잖아 ㅋㅋㅋ 몰랐다고? 지금부터 알고있으면 돼 그럼~ 우리는 항구도시에 왔으니 '피시앤 칩스를 먹어보자!' 하는 결론을 내렸어. 역시 여행 와서는 현지음식 만한게 없잖아??



영국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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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작은 식당에 들어가 피시앤 칩스를 주문했어. 그리고 잠시후 저런 비주얼의 튀김요리가 서빙되었지. 피시앤 칩스에는 밑간이 되어있지 않았어. 대신 간장 비슷한 무언가와 레몬조각을 받았지. 레몬 즙을 내어 튀김을 촉촉히 적신 다음 그 간장같은 소스를 뿌려먹었어. 맛은....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는 말아줘. 일식집에 전화해서 생선까스에 밑에 감자 튀김도 좀 추가해주세요! 했을때 나오는 딱 그맛이야. 그리고 또 한가지 놀라운건, 양이 꽤 많았어. 생선의 크기도 크기지만 밑에 깔린 감자의 양이 어마어마해. 2명이 갔을때는 1개만 시키고 다른 사이드메뉴 한개를 주문해서 먹는게 나을것 같아.


  배를 채운 우리는 브라이튼에서 세븐시스터즈로 향하는 버스에 탔어. 버스로 꽤 먼 거리를 이동했는데 대략 2시간 좀 안되게 걸린것 같아. 런던-(2시간)-브라이튼-(2시간)-세븐시스터즈. 생각보다 긴 여정이지? 게다가 세븐시스터즈 자체도 오지게 넓고 브라이튼이라는 마을 자체가 볼게 많기때문에 하루 일정을 통째로 잡고 가는게 좋아. 여하튼 우리는 긴 시간을 달려 드디어 세븐시스터즈에 도착했지.




지평선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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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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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걸어가는게 내 친구야. 꽤 넓은 평원이 펼쳐져있기에 오랬동안 지평선을 향해 걸어야해. 여기서 또 40분 정도 소요한 것 같아. 꽤 다리가 아플거야. 포장된 구간이 전혀 없는 흙길일 뿐이거든. 그런데 걸으면서 마주하는 이국적인 풍경 탓에 나는 힘들줄도 모르고 걸었어. 그리고 마침내 지평선의 끝에 당도하게 되었지. 그리고 펼쳐진 풍경은...




이 땅의 끝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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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끝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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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똥손이라 미안 ㅋㅋㅋㅋㅋㅋ 하여튼 기묘하게 잘려져서 하얗게 드러난 석회 절벽과 그 밑에 깔려있는 온갖 크기의 자갈들은 마치 세상의 끝에 서있는 듯 했어.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차원의 어딘가에 와있는 것 같은 아주 기이한 풍경이었지. 당시 날씨가 좀더 좋아서 하늘이 맑게 개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무렴 상관은 없지 ㅋㅋ 하여튼 이 곳은 거대한 언덕이 7개나 있기 때문에 사진으로 다 담기가 함들어. 저 앞에 있는 저 언덕이 첫번째 언덕이야. 직접 가서 그 감동을 느껴보는 수밖에 없지. 우리는 호기심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언덕을 등반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첫번째 언덕의 정상에 당도했을 때, 우리는 또다른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지. 




세븐시스터스의 위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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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Footpath. 어디로 가든 직접 걸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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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걷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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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계에 와있는 듯한 탁 트인 풍경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곳이야. 만약 영국을 한번 더 갈 기회가 생긴다면 '세븐시스터즈'는 무조건 가볼 생각이야. 그정도로 좋았지. 물론 걷는걸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세븐시스터즈가 마음에 안들 수도 있어. 하지만 거기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아? 다소 완만한 경사도를 가지고 있어서 여자분들도 많이 찾아오셨더라구. 그정도로 힘들기만한 코스는 아니니까 영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세븐시스터즈는 반드시 가야할 필요가 있어.


  한가지 알려주자면 보다시피 세븐시스터즈는 석회절벽과 넓은 바다가 마주하고 있어. 상당한 강도의 바람이 항상 불어오고 있는 곳이지. 때문에 이곳을 방문할때 가급적 머리에 왁스같은 세팅제를 바르거나 하지는 말고, 모자를 쓰고왔다면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해. 그리고 가끔 석회절벽의 끝에 걸터앉아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는데, 석회암이라는 광물은 우리 생각만큼 단단하지 않아. 추락의 위험이 있으니까 쓸데없는 용기는 잠시 넣어두고! 안전하게 다녀오자구!





  여행기는 처음 작성해보는데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네 ㅋㅋ 사진 빠진거 있으면 다시 사진 빼다가 워터마크 박고... 올리고.... 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는게 나름의 재미가 있어서 시간은 금방 간다. 이때의 여행은 내 삶에 있어서 나름의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어. 당장 사진이라는 취미를 가지게 된게 이 여행 덕분이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것도 이 여행이었지. 시간 날때마다 이런 여행기를 작성하지 않을까 싶어. 내 본업이 상당히 바쁘긴 하지만. 하루 한두시간 정도는 괜찮겠지뭐 ㅋ 읽어줘서 고마워. 다음번에는 런던에서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줄게!


  안녕 형들?

오늘은 컴퓨터 사진을 정리하는데 꽤 옛날 사진도 많이 있더라구. 그래서 정리할겸 해서 올려본다 ㅋㅋ


16년도 12월 5일부터 17년 1월 5일까지 한달간 유럽을 다녀왔었어. 군대 전역하기 전부터 꽃보다청춘같은거 보면서 가야지~가야지~ 하고는 있었는데, 때마침 친구 하나가 유럽 여행을 간다더라구! 그래서 같이 가자고했지 ㅋㅋ


두 시꺼먼 남자들의 유럽여행은 그렇게 시작했어. 혹시나 해서 말해줄게. 한달 여행 다녀오는데 450만원 + 엄마카드로 긁은 40만원 해서 약 500만원 정도 들었어. 항공권 80만원 숙소는 하루에 5만원씩 잡았는데, 나라마다 물가가 다르더라구. 평균치는 6만~7만 했던거 같아. 대부분 한인민박을 이용했고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입이라 가능하면 2인실을 사용했으니 참고해


루트는 런던-파리-프랑크푸르트-드레스덴-프라하-빈-잘츠부르크-베네치아-피렌체-로마의 일정이었어.


이 글의 주 목적은 사진을 정리해서 올리는 여행기 컨셉이기는 하지만, 생각나는 정보나 팁같은게 있으면 중간중간 말해줄게...








12월 4일, 설레는 마음으로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어.  (OZ521 런던-인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했는데 아무렴 국적기가 편하긴 하더라 ㅋㅋ 

기내식으로 된장국이랑 불고기 or 닭고기 스테이크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닭고기를 먹으려고 하니까

아니 글쎄 닭고기가 다 떨어지고 없다는거야... 하;; 그래서 불고기을 먹었는데 그런데로 먹을만 했음 ㅎㅎ


내 생에 첫 기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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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첫 기내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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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불고기 먹고 잠을 잠깐 자고 있었는데 간식을 하나 주더라고 치킨 부리또라고 하던데 맛있었어 ㅋㅋ

먹고나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기장이 방송을 하더라고


"우리 비행기 기계적 결함이 있어서 한티만시스크공항에 착륙합니다."


이게 뭐지 싶었는데 엔진엨ㅋㅋㅋㅋ불잌ㅋㅋㅋㅋㅋㅋ났댘ㅋㅋㅋㅋㅋ

착륙과정은 꽤나 하드했어. 비행기가 급격히 하강하는게 느껴졌고, 착륙하면서도 비행기가 기우뚱 하더라. 경착륙이라고 하나 ㅋㅋ

하여튼 의도치않게 러시아에서 우리의 유럽 여행은 시작되었어.


뜻 밖의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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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찍은 한티만시스크의 저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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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2시간 가량 대기하다가 버스를 타고온 호텔은 꽤 지낼만 했어. 방도 넓었고 시설도 괜찮았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저녁밥을 주던데, 상당히 짰어. 내 친구는 다 못먹었을 정도로.

여기가 이상한가 싶었는데 유럽 음식은 전반적으로 한국에 비해 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게 좋아. 대부분의 음식이 짯어..

복도마다 러시아 경찰분들이 경계를 서셨는데, 꽤나 힘들어보였어. 불과 반년전만 해도 나도 저렇게 경계를 서고 있었단 말이지...

좀 곤욕이었던건 인터넷이 안터진다는 거였어. 나는 쓰리심을 사용했는데 쓰리심은 러시아에서 안터지더라구. 데이터는 꽤 넉넉하게 10G정도 샀는데

중요한건 데이터의 양이 아니야. 인터넷이 잘 터지냐 안터지냐가 진짜 문제지. 인터넷 때문에 나는 여행내내 고생을 좀 했어


참고로. 쓰리심을 살때는 여행 기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렇게 많은 데이터를 쓰진 않았어.

가장 큰 이유가 잘 안터져. 도심에서나 잘 터지지 조금만 지하로 내려가거나 하면 절대 안터짐.

두번째 이유로 내가 데이터를 많이 산게 나는 유튜브를 자주 보거든? 사진 찍는것도 좋아하고 말이야.

그런데 대부분의 숙소에는 와이파이가 설치되어있더라고. 속도도 그쪽이 더 빠를때가 많았어.

쓰리심 데이터를 이용한 건 돌아다니다가 이런 저런 정보를 찾거나, 노래를 틀거나 하는 정도였어.


다음날 아침이 되고, 눈을 뜨니까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왔어. 내가 여행을 시작했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

물론 목적지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ㅎㅎ;;


한티만시스크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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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제공한 아침을 먹다보니까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들이 이야기를 해주더라

오후 2~3시쯤이면 다른 항공편이 와서 그걸 타고 런던으로 보내주겠대

다시 한국으로 가라고 할까봐 조마조마했지만 너무 다행이었지 ㅋㅋ


그렇게 나와 내 친구는 인터넷도 안되고 러시아 방송만 나오는 TV를 보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했어.

우리는 러시아에 정식 입국한게 아니기 때문에 외출이 엄하게 통제됬거든

학교 수련회 와있는 기분이더라 ㅋㅋㅋ


그렇게 기다리다보니 호텔에서 버스를 타라는 안내가 나오더라구.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공항에는 우리를 런던으로 데려갈 대체 항공편이 와있었어



우리가 타고왔던 '그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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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2~3시지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시간이 자꾸 늦어지더라고. 우리는 5시가 넘어서야 한티만시스크를 떴어.

예기치 못한 짧은 만남이었지만 러시아사람들이 생각보다 친절하고 따듯하게 대해줘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분들도 처음 격는 일이라 당황하셨을텐데 너무 고생 많으셨지 음음..!


한티만시스크에서 런던으로 가는 길에 또다시 기내식을 제공해주더라ㅋㅋ

그런데 전에 나한테 닭고기요리 없다고 했던 그 승무원이 나를 알아봤나봐.

카트 끌고오면서 나를 보자마자


"이번엔 닭고기요리 있어요!"


하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 해서 맛잇는 닭고기 요리를 즐길 수 있었지!

재미있는 경험이었어

이런 뜻밖의 상황 자체가 여행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을 몇배씩 뻥튀겨준다는걸 깨달았지



이번엔 닭고기 요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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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은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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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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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튜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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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7시간정도 날았나... 우리는 영국 런던에 도착할 수 있었어!!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지하철을 타고 '빅토리아 역'으로 향했어 영국의 지하철이 좁다는 이야기들 많이 하잖아?

정말 좁더라.. 덩치큰 사람이 앉으면 바로 앞에 서있기 부담스러울 정도였어. 게다가 우리는 무거운 캐리어까지 들고 있으니 ㅋㅋㅋ

오이스터 카드를 성공적으로 발급받고 30파운드정도 충전했어. 런던에 6일간 있을 예정이었거든. 하루에 5파운드씩 계산한 결과인데

나중에 프랑스로 갈때 오이스터카드 안에 있는 돈을 빼니까 12파운드가 남았더라구...


물론 이건 특이한 경우야. 나랑 내 친구가 걷는걸 원체 좋아해서 생각보다 지하철을 타지 않았어.

그리고 천천히 걸으면서 런던의 숨은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꽤 재밌었거든ㅋㅋ

물론 길을 잃고 헤맬때도 많았지만 그게 또 여행의 재미자너???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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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옆모습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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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가는길에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이 있길래 잠깐 들러서 야경을 구경했어.

너무 이쁘잖아 ㅜㅜ

이걸 보니까 내가 진짜 런던에 와있구나 하는게 실감이 나더라구.


런던의 도로는 사람 친화적이야. 걷기 정말 좋다는 뜻이야. 그만큼 좁은 골목길도 많기때문에

나같이 덩치크고 시꺼먼 남자들도 그렇고 여자 여행객들은 더더욱 조심해야해

생각보다...많이 어두웠어.. 항상 구글맵 잘 보고 다니고 ㅋㅋ


이 다음에 런던의 타임스퀘어라 불리우는 '피카딜리 서커스'와 영국 남단의 항구마을 '브라이튼'의 '세븐 시스터즈'를 보러갔었는데

그건 다음에 이야기 해줄게

생각보다 분량이 기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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