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깨어보니 4시밖에 안됐어. 유튜브도 조금 보고, 페이스북도 조금 보고, 새벽비 맞으면서 야간 봄꽃이나 찍어볼까 하다가. 친구 카메라를 잠시 업어온 상태라 마음을 접게 되었어 ㅋㅋ (친구 카메라는 Canon EOS 750D야. 관련 내용도 포스팅 해줄게 가능하다면 말이야.) 그래서 블로그를 켜고 어제 적다가 말았던 여행기나 더 작성해 보려해! 모바일 환경에서 내 글을 보려니까 강제개행을 했더니 너무 가독성이 안좋더라구. 해서 강제개행 안하고 그냥 쓸거야. 


  군대에서 'TVN의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보면서 해외여행은 그저 먼 일이었지. 언제 한번 가야지~ 하는 마음만 있었는데 '언제 한번~'이라는 워딩이 늘 그렇듯이 구체적인 계획을 잡는다기 보다는 그냥 기약없는 약속일 뿐이었어. 그러다가 내 친구중 한 명이 겨울에 유럽을 다녀올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조만간 갈 계획이었다고 하니까 나한테 먼저 말하더라고.


"그럼 나랑 같이 가자!"


  나는 16년도 7월에 전역하였어. 바로 복학을 안하고 1년 휴학을 한 상태였지. 사실 그 1년이 끝나갈 무렵 여름에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그 친구가 먼저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해주니까 왠지 모르게 여기서 거절해버리면 '나혼자서라도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 당시 나는 혼자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었어. 여행의 'ㅇ'자도 모르는 상태였지. 국내여행도 친구들이나 가족들 끼리만 몇번 가보고 말았는데, 무슨 수로 혼자 해외 여행을 하겠어? 그렇게 나의 첫 해외 여행기는 시작되었지.




아침의 빅토리아 역 주변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317sec



  영국 런던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아침이었어. 숙소에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빅토리아 역이 있었어. 상당히 편했지. 참고로 이야기해주자면, 숙소의 위치는 '역'과 가까운 곳 보다는 '구경 하려는 관광지'와 가까운 곳에 잡는 게 좋아. 무슨 당연한 소리를 그렇게 대단하게 이야기하나 싶겠지만. 유럽여행 계획을 짜고있거나, 짜본 사람이라면 기차역과 관광지가 서로 가깝게 붙어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역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는다면 짐을 풀거나 할때는 좀 편하겠지만, 다소 거리가 떨어진 관광지는 구경하기를 포기해버리는 수도 있어. 여행이라는 행위가 언제나 '힐링'만 하고 오는 거 같지만, 그 '힐링'의 이면에는 상당히 빡센 과정이 있거든.


  아무튼 우리는 영국의 남단에 있는 '세븐 시스터즈'를 보러갔어. 석회질 절벽으로 이루어진 7개의 언덕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지. 기차역으로 달려가 '브라이튼'이라는 곳으로 향하는 열차표를 끊었어.




런던의 산업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764sec



  열차를 타고 브라이튼으로 향하는 중에, 저 멀리 보이는 런던의 풍경이 보였어. 저 멀리로 수많은 타워크레인들이 보였지. 내가 옛날 산업 혁명 시대에 태어나 런던을 바라보면 하늘에 솟은 굴뚝들이 저렇게 보였겠지? 꾸준히 발전해나가는 런던의 일부분을 볼 수 있던 장면 이었어.


  그렇게 몇시간을 달렸을까... 우리는 브라이튼에 도착할 수 있었지. 브라이튼은 런던으로부터 2시간 남짓 떨어진 항구도시야. 조그맣다...라고는 못하겠어 도시의 규모 자체는 꽤 크다라는 느낌은 못받았지만 그렇다고 번화하지 않은 깡촌 마을도 아니었거든. 




브라이튼역에서 내딛은 첫 발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250sec



브라이튼의 첫 인상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510sec



브라이튼역의 입구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400 | 1/6000sec



  브라이튼이라는 곳은 대략적으로 저런 이미지를 가졌어. 브라이튼역에서 내려와 항구쪽으로 이동하면 훨씬더 번화한 거리가 나오는데 왜 거기 사진이 없을까 ㅜㅜㅜ;; 내 관리 소홀탓이겠지... 브라이튼에 도착한 우리는 상당히 배가 고픈 상태였어. 아침을 안먹고 그냥 나왔거든. 때문에 우리는 식당은 먼저 찾아나섰지.


  영국음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뭐가 있을까? 형들 머리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지? 맛없는 음식? 풍족한 아침? 피시앤 칩스? 나는 영국을 여행하면서 그 3가지 맛을 모두 느끼는데 성공하였어. 내가 또 먹는건 엄청 좋아하잖아 ㅋㅋㅋ 몰랐다고? 지금부터 알고있으면 돼 그럼~ 우리는 항구도시에 왔으니 '피시앤 칩스를 먹어보자!' 하는 결론을 내렸어. 역시 여행 와서는 현지음식 만한게 없잖아??



영국의 맛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250 | 1/250sec



  우리는 작은 식당에 들어가 피시앤 칩스를 주문했어. 그리고 잠시후 저런 비주얼의 튀김요리가 서빙되었지. 피시앤 칩스에는 밑간이 되어있지 않았어. 대신 간장 비슷한 무언가와 레몬조각을 받았지. 레몬 즙을 내어 튀김을 촉촉히 적신 다음 그 간장같은 소스를 뿌려먹었어. 맛은....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는 말아줘. 일식집에 전화해서 생선까스에 밑에 감자 튀김도 좀 추가해주세요! 했을때 나오는 딱 그맛이야. 그리고 또 한가지 놀라운건, 양이 꽤 많았어. 생선의 크기도 크기지만 밑에 깔린 감자의 양이 어마어마해. 2명이 갔을때는 1개만 시키고 다른 사이드메뉴 한개를 주문해서 먹는게 나을것 같아.


  배를 채운 우리는 브라이튼에서 세븐시스터즈로 향하는 버스에 탔어. 버스로 꽤 먼 거리를 이동했는데 대략 2시간 좀 안되게 걸린것 같아. 런던-(2시간)-브라이튼-(2시간)-세븐시스터즈. 생각보다 긴 여정이지? 게다가 세븐시스터즈 자체도 오지게 넓고 브라이튼이라는 마을 자체가 볼게 많기때문에 하루 일정을 통째로 잡고 가는게 좋아. 여하튼 우리는 긴 시간을 달려 드디어 세븐시스터즈에 도착했지.




지평선의 끝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500sec


탁 트인 평원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500sec


  저기 걸어가는게 내 친구야. 꽤 넓은 평원이 펼쳐져있기에 오랬동안 지평선을 향해 걸어야해. 여기서 또 40분 정도 소요한 것 같아. 꽤 다리가 아플거야. 포장된 구간이 전혀 없는 흙길일 뿐이거든. 그런데 걸으면서 마주하는 이국적인 풍경 탓에 나는 힘들줄도 모르고 걸었어. 그리고 마침내 지평선의 끝에 당도하게 되었지. 그리고 펼쳐진 풍경은...




이 땅의 끝 I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500sec



이 땅의 끝 II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50 | 1/500sec


  사진이 똥손이라 미안 ㅋㅋㅋㅋㅋㅋ 하여튼 기묘하게 잘려져서 하얗게 드러난 석회 절벽과 그 밑에 깔려있는 온갖 크기의 자갈들은 마치 세상의 끝에 서있는 듯 했어.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차원의 어딘가에 와있는 것 같은 아주 기이한 풍경이었지. 당시 날씨가 좀더 좋아서 하늘이 맑게 개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무렴 상관은 없지 ㅋㅋ 하여튼 이 곳은 거대한 언덕이 7개나 있기 때문에 사진으로 다 담기가 함들어. 저 앞에 있는 저 언덕이 첫번째 언덕이야. 직접 가서 그 감동을 느껴보는 수밖에 없지. 우리는 호기심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언덕을 등반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첫번째 언덕의 정상에 당도했을 때, 우리는 또다른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지. 




세븐시스터스의 위에서 바라본 풍경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160 | 1/500sec



Public Footpath. 어디로 가든 직접 걸어가라.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160 | 1/500sec




그래서 걷는 중

Galaxy S7 edge | 4mm | F 1.7 | ISO-160 | 1/500sec


  이세계에 와있는 듯한 탁 트인 풍경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곳이야. 만약 영국을 한번 더 갈 기회가 생긴다면 '세븐시스터즈'는 무조건 가볼 생각이야. 그정도로 좋았지. 물론 걷는걸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세븐시스터즈가 마음에 안들 수도 있어. 하지만 거기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아? 다소 완만한 경사도를 가지고 있어서 여자분들도 많이 찾아오셨더라구. 그정도로 힘들기만한 코스는 아니니까 영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세븐시스터즈는 반드시 가야할 필요가 있어.


  한가지 알려주자면 보다시피 세븐시스터즈는 석회절벽과 넓은 바다가 마주하고 있어. 상당한 강도의 바람이 항상 불어오고 있는 곳이지. 때문에 이곳을 방문할때 가급적 머리에 왁스같은 세팅제를 바르거나 하지는 말고, 모자를 쓰고왔다면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해. 그리고 가끔 석회절벽의 끝에 걸터앉아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는데, 석회암이라는 광물은 우리 생각만큼 단단하지 않아. 추락의 위험이 있으니까 쓸데없는 용기는 잠시 넣어두고! 안전하게 다녀오자구!





  여행기는 처음 작성해보는데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네 ㅋㅋ 사진 빠진거 있으면 다시 사진 빼다가 워터마크 박고... 올리고.... 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는게 나름의 재미가 있어서 시간은 금방 간다. 이때의 여행은 내 삶에 있어서 나름의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어. 당장 사진이라는 취미를 가지게 된게 이 여행 덕분이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것도 이 여행이었지. 시간 날때마다 이런 여행기를 작성하지 않을까 싶어. 내 본업이 상당히 바쁘긴 하지만. 하루 한두시간 정도는 괜찮겠지뭐 ㅋ 읽어줘서 고마워. 다음번에는 런던에서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줄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