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런던에서 현대의 유럽의 모습을 보았어. 그것은 유서깊은 전통을 잘 가꾸고 지켜내며 미래로 향한 발전을 하고있는 멋진 모습이었어. 산업혁명 이후에도 영국에서의 산업혁명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았지.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금방 흘렀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리는 짐을 싸야만 했지. 유럽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다른 멋진 모습들이 많았거든. 그렇게 우리는 프랑스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어.


  흔히들 파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예술의 도시, 빛의 도시를 먼저 생각했어. 내가 보아온 파리의 예술은 항상 아름답고 멋있었거든. 그들의 언어 마저도 예술적이라는 생각을 한때 가지기도 했었으니까... 상상만 해왔던 그 도시에 직접 간다니 정말 설렜지. 하지만 다른 면을 먼저 떠올리는 형들도 있었을 거야. 소매치기같은 것들 말이야. 우리 역시 그랬어. 런던에 있을 때보다 특별히 더 소지품 관리에 힘을 써야했지. 때문에 설렘 반 걱정 반으로 프랑스에 입국했어.



환영합니다, 빛의 도시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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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동역에 내리자마자 우리는 당황했어. 영어가 그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았거든. 프랑스는 영국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한 나라였다는걸 간과한 탓이지. 다행히 역무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알아들어서 간신히 파리 동역에서 탈출 할 수 있었지. 문제는 우리는 파리 지하철 9호선을 타고 Trocadero 역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었어. 난감해하던 차에 왠 여성 두명이 우리에게 접근했어. 우리는 신경을 곤두세웠지. 그 여성들은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지.


"저기요. 라이터 있어요?"


다행히 그들은 우리와 같은 여행객이었어. 물론 한국말을 한건 아니고 영어로 대화했지. 담배가 고프셨는지 라이터를 빌려달라는 거였어. 우리는 이들에게 도움을 얻기로 했지.


"나가서 같이 피우시죠!"


처음 마주한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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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담배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줄게, 유럽은 담배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편이야. 역 안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도 있을 정도야. 심지어 유모차를 한쪽에 대어놓고 담배를 피던 엄마도 봤었어. 아주 신선한 문화충격이었지. 만약 담배를 피는 흡연자라면 유럽의 흡연 문화가 아주 마음에 들거야. 그럼 비흡연자들은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지마, 대다수의 흡연자들은 쓰레기통 근처에서만 담배를 피우거든. 파리에는 약 50m 간격으로 쓰레기통이 있었어. 쓰레기통엔 언제나 재떨이가 함께있었지. 그 주변에서 흡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흡연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어떻게보면 참 멋있는 흡연문화지. 물론 언제나 그렇듯 일부 사람들은 길빵을 하긴 해...


  여하튼 우리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 분들에 대해 어느정도 알게되었어. 영국에서 놀러온 여행객이었고 전에도 몇번 프랑스를 와본적이 있다 하더라구. 나이는 20대 후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것까지는 내 알 바는 아니었으니까 뭐 ㅎㅎ;; 그러다가 그 분들한테서 꿀팁을 하나 전수 받았어. 형들한테도 알려줄게! 파리의 지하철에서는 Sortie가 '출구'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해멜일은 없어!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구? 한번 돌아다녀보든가 ㅎㅎㅎㅎㅎ 여하든 여행중에 만난 뜻밖의 인연 덕분에 우리는 파리의 지하철에 오를 수 있었어



역시나 비좁은 파리의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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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의 지하철에대한 첫 인상은 좋지 않았어. 노숙자들의 천지였고, 냄새가 진동했지. '빛의 도시'라는 찬사 이면에는 '어두운 지하'라는 모습이 숨어있었던 거야. 간신히 탄 지하철에서도 우리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어. 몹시 비좁았고, 사람도 많았거든. 별 상관은 없겠지만 파리 지하철의 안내 멘트도 한국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는 불친절하기 그지 없었어. 현재 도착하는 역명만 두번 말해주고 끝나거든.


<서울의 지하철 안내 멘트>

(차임음) 이번 역은 ~~,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쪽입니다. (이하 생략)


<파리의 지하철 안내 멘트>

~~? ~~!


  우리가 향하고 있는 곳의 역명인 '트로카데로 역'을 예로 들자면, 트로카데로? 트로카데로! 하고 끝마치는거야. 때문에 지하철 이용중에 음악을 듣는다거나 잠을 잔다거나하면서 목적지를 지나치지 않도록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해.


여하튼 우리가 긴장하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한 남성이 지하철 안으로 들어왔어. 커다란 스피커와 함께 말이야. '파리에도 잡상인이 있나?'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우리는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어.








  갑자기 지하철 안에서 노래를 하기 시작했지. 상당히 인상깊은 장면이었어. 잘하는건 둘째치고, 좁은 지하철에서 버스킹을 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나도 신기했거든. 그제서야 '파리'에 왔다는게 실감이 났어. 이곳은 자유로운 예술가들이 있는 '예술의 도시'였어. 누군가에게는 귀찮기만 한 일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어. 색다른 경험을 했지.


  그렇게 우리는 트로카데로 역에 도착했고, 숙소로 돌아가 짐을 풀었어. 런던에서는 한인민박을 이용했었는데, 파리에서는 운 좋게 호텔방을 잡을 수 있었어. 요리기구와 욕조가 있는 아주 근사한 방이었지.




파리에서의 첫 식사! 핸드메이드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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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숙소 바로 근처에있는 한 가게에서 필요한 재료를 모두 구할 수 있었어. 주린 배를 채우고 찝찝해진 몸을 닦고, 지친 몸을 뉘인채로 파리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지. 그리고는 아침이 밝았어.



숙소에서 찍은 파리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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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하늘위로 전 세계의 비행기들이 하얀 비행운으로 수채화를 그리고 있어. 숙소에서 일어나자마자 보인 풍경이었지. 나는 이 숙소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  본래 조식 제공을 해주긴 하지만, 게으른 천성탓에 먹지는 못했어. 해봐야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 뿐이었기도 하고! 우리는 이날 파리 곳곳을 돌아다니기로 했지. '지하철'을 타고말이야. 그러려고 티켓을 10장이나 샀는데... 내가 티켓을 중간에 잃어버리고, 친구의 티켓을 몇장 사용하니까 딱 되더라! 생각보다 지하철을 타는 대신 걸어다니게 되더라구.



파리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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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을 돌때마다 새로운 색, 새로운 모양, 새로운 모습의 거리가 나타났고. 적절하게 내린 비는 예쁜 풍경에 빗내음을 더해줬어. 이러니 지하철을 타겠냐구. 파리의 거리를 걷는 일은 '즐거움' 그 자체였어. 영국과 비교했을때 도로가 좀더 잘 정비되어 있었고, 현대적인 건물보다는 고풍스러운 옛 건물이 훨씬 많았거든.


  우리 숙소를 트로카데로역에서 5분 남짓 떨어져있는 곳이었어. 지도를 찾아보면 알겠지만 에펠탑과 상당히 가까운 거리였지. 에펠탑이 보인다고 홍보하길래 예약을 하긴 했는데.. 정말 꽁무니만 보이더라고 ㅋㅋ [숙소에서 찍은 파리의 아침] 사진에서 에펠탑이 찍혀있어. 찾아보려면 찾아보고 ㅋㅋ



에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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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튼 가까운 거리 덕분에 우리는 매일매일 에펠탑을 즐길 수 있었어! 가까이서본 에펠탑은 정말 아름다웠어. 삼각형과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뼈대위에 곡선이 더해지니 굉장히 그 무늬가 기묘하고 재밌지. 견고한 구조물에서 느껴지는 육중함, 단단함도 에펠탑의 매력이기도 하고! 참고로 에펠탑의 3층에응 전망대가 있는데, 우리는 안올라가봤어. 돈을 아껴야하는 상황이었거든 ㅜㅜ;;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길 굳이 올라갈 필요는 없다하더라구. 에펠탑의 전망대에서는 에펠탑이 안보인다나 뭐라나 ㅋㅋ


맛, 멋.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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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펠탑을 구경하고 우리는 거리를 다시 걷기 시작했어. 개선문을 지나서 몽마르뜨 언덕으로 갈 심산이었거든. 그런데 조식을 안먹어서 그런지 나랑 친구랑 사이좋게 배고프다고 투덜대고 있어서. 그러는 찰나에 거리의 한 빵집이 눈에 들어왔어. 홀린듯 들어간 빵집에서 그 유명한 바게뜨를 구입했지! 생각보다 양이 많더라고. 어느정도냐고? 이때 사서 먹기 시작한 바게뜨가 개선문을 구경하고 몽마르뜨 언덕의 정상에 다 올라서야 사라졌거든. 그나마도 일부는 못먹고 버렸어.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바게뜨는 상당히 단단한 빵이야. 아주 옛날 11cm짜리 바게뜨로 사람을 찔러죽인 사건도 있었다고 할 정도고, 직접 먹어보면 이걸로 뚝빼기를 까면 사람이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단단해. 그래서 사람들이 이 빵을 먹다가 입이 다 까져서 징징대기도 하는데, 바게뜨를 입천장 안까지고 먹는 방법이 따로 있더라고.

1. 바게뜨를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손으로 떼어낸다.

2. 딱딱한 껍질 부분이 아래로 가게 해서 먹는다.

3. 광대뼈를 승천시킨다.

이 프로세스만 기억하면 먹다가 입천장 까져서 불편할 일은 없을거야. 낄낄낄



개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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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서 걷다가 꽤 큰 도로인 '샹젤리제 거리'를 만났어. 그리고 그 끝에는 '샤를 드 골 광장'이 있고 그 위에 우뚝 서있는 아치형의 구조물이 하나 있지. 바로 '개선문'이야.  나폴레옹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이 개선문은 정작 나폴레온 본인은 죽어서야 통과할 수 있어다고 해. 아이러니 하지 ㅋㅋ 저기 개선문에 조각된 예술품들을 봐! 어떠한 장면인지, 벽면에 새겨진 것은 누구의 이름인지 알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들이 프랑스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스러져간 인물들이었음을 알기는 어렵지 않지. 저 조각상들은 그들의 명예를 기리기에 충분할 만큼 아름다웠어. 개선문 자체도 그러하고 말이지.


  개선문에는 10유로였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돈을 내고 입장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나처럼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최고의 포인트라고 하데? 물론 난 못올라가봤지. 사실 있는줄도 몰랐음 ㅡㅡ;; 너무 아쉬웠지.. 어쩔수 없이 나중을 기약하게되었어! 언젠가는 또 가지 않겠어? ㅎㅎ


  오늘도 쓸 분량이 상당히 많네.. 일단 오늘은 여기서 줄일게, 다음에는 몽마르뜨언덕와 에펠탑의 야경에 대해 이야기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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